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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주민이 함께 만드는 마을

기사승인 2019.01.16  17: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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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산창조문화마을」

비탈진 언덕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 좁디좁은 골목과 띄엄띄엄 눈에 띄는 밭. 광주시 서구 양3동에 위치한 발산마을이다. 1950년대 전쟁으로 갈 곳 잃은 피난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이곳은 마을을 이루었다. 1970년대에는 광주천 건너편에 전남방직이 들어서면서 전국의 청춘들이 일자리를 찾아 몰려들기도 했다. 마을은 발산교를 건너 자취방으로 돌아오곤 했던 방직공장 여공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하지만 전남방직이 쇠퇴하면서 실직한 여공들은 마을을 떠났고, 1990년대 이후 구도심 공동화 현상이 더해지면서 주민은 급속히 감소했다. 빈 집들은 점점 더 늘어났고, 어느새 마을에 남겨진 건 노인들뿐이었다.

 

세 갈래로 진행된 발산마을 도시재생사업

시간이 멈춘 듯 덩그러니 남겨진 발산마을. 하지만 도시재생의 옷을 입고 마을은 2014년부터 달라지고 있다. 발산마을 도시재생사업은 각기 다른 세 가지 프로젝트로 진행되어왔다.

지역예술인들의 마을미술 프로젝트

「별이 뜨는 발산마을」 - 「별별잡기」

「별이 뜨는 발산마을」과 「별별잡기」는 2014년과 2015년, 지역예술인들이 진행했던 마을미술 프로젝트다. 지역예술인들은 2014년 「별이 뜨는 발산마을」 프로젝트를 통해 마을에 총 5점의 미술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어 2015년에는 ‘별이 뜨는 발산마을’ 두 번째 이야기 「별별잡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총 7점의 공공미술작품을 추가로 설치했다. 마을미술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광주광역시, 마을미술프로젝트 추진위원회가 공동주관한 「생활공간 공공미술로 가꾸기」 사업으로 추진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가와 주민이 공존하는 안전하고 아름다운 마을로 탈바꿈하는데 주력했을 뿐 아니라, 예술작품을 통해 마을이야기를 표현하고 공·폐가를 활용한 거점공간을 확보해 지속적인 마을 개선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국내 최초의 기업참여형 도시재생사업

「발산창조문화마을」

2015년 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진행된 「발산창조문화마을」은 「1913송정역시장」과 함께 국내 최초의 기업참여형 도시재생사업이라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참여하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광주시, 서구청과 함께 디자인, 문화, 산업을 융합해 지속가능한 지역재생 플랫폼을 구축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사업 진행은 사회적기업 「공공미술프리즘」이 총괄했다. 청년 유입을 통해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창업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주민과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는 지역산업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데 중점을 두었다는 점 역시 발산창조문화마을의 특징이다.

젊은 청춘길


주민중심형 도시재생 공공사업

「별마루 발산 새뜰마을」

2015년,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주관한 「도시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공모」에 선정됨에 따라, 발산마을에서는 「별마루 발산 새뜰마을」 사업도 시작되었다. 새뜰마을은 주거환경이 극히 열악하고 사회적 약자가 밀집된 지역에 대해 안전·방재 시설을 확충하고, 도시가스, 상하수도 등 생활인프라를 구축하며, 집수리 지원은 물론, 돌봄 서비스, 일자리 확충 등 휴먼케어 프로그램까지 종합 패키지로 지원하는 지역재생사업이다. 지역의 특성과 수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지원하며, 환경개선과 복지, 일자리 사업 등을 병행해 최종적으로는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마을을 되살리는 세 가지 

시간, 공간, 사람

이 중 발산창조문화마을은 지역적, 물리적, 사회경제적 특성을 분석해 지역재생사업에 들어갔다.

이곳은 30년 이상 거주자가 70%에 이를 정도로 인구가 유입되지 않는 정체된 마을이었다. 주민의 64%가 70대 이상이었고, 40%는 취약계층이었으며, 전체 가구의 30%가 1인 가구였다. 공실률은 약 30%. 사업대상지 93곳 중 28곳이 빈 집이었다.

사업을 총괄한 공공미술프리즘은 발산마을의 시간, 공간, 사람을 되살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보았다.

시간

과거, 현재, 미래 자원을 발굴해 문화를 되살리다

시간을 되살리는 일은 곧 문화를 되살리는 일이었다. 문화를 통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면, 마을의 공동체 의식이 개선되고, 지역 유입인구가 증가하고, 이를 토대로 지역과 청년의 연계 사업도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

미래 문화 자원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을의 과거 자원을 수집하고, 현재의 변화를 기록해야 했다. 과거와 현재의 자원 수집은 문헌 조사와 주민 인터뷰를 통해 이루어졌다.

마을 문화 자원 조사를 바탕으로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 문화 활동도 시작되었다. 청년들과 함께한 ‘할매할범포토그래퍼 수업’과 ‘골목길 전시회’가 그 대표적인 예다. 문화 활동을 통해 주민들의 유대감이 살아났고, 청년들이 마을로 유입되면서, 주민과 청년과의 커뮤니티가 형성되었다.

1년에 한 번씩 마을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발산하장 플리마켓’도 열었다. 마을축제와 마을장터는 청년과 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화합의 장이 되었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었다. 또한 주민들은 새로운 마을의 주체로서 자발적으로 마을사업을 운영해볼 수 있었다.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마을과 외부와의 소통채널을 구축하고, 방문자와 온라인 사용자를 위해 주민과 청년의 목소리로 녹음한 마을산책 오디오 가이드도 만들었다. 문화는 외부와의 소통 속에서 피어나기 때문이다. 발산마을을 알리기 위해 마을자원조사를 기초로 마을 책자와 달력, 스티커, 엽서 같은 디자인 상품들도 제작했다.

발산할매전시할래

공간

주민의 일상이 경관이 되다

시간이 문화, 즉 소프트웨어라면 공간은 디자인, 즉 하드웨어다. 사실 낙후된 환경과 급증하는 공·폐가는 발산마을의 가장 큰 문제였다. 이에 지역 브랜딩을 통한 특색화로 마을의 부정적 이미지를 걷어내고, 공·폐가를 리모델링해 마을 거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먼저 마을의 컬러와 패턴을 추출하고, 청춘의 메시지를 텍스트로 스텐실해 걷고 싶고,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특화된 골목길을 조성하는 ‘컬러아트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어 마을 주민뿐 아니라 광주기아자동차 임직원과 광주 시민들이 함께 참여한 ‘공공미술프로그램’을 통해 컬러아트로 되살아난 마을에 생기를 더했다.

청춘빌리지 1호

사람

주민과 함께하는 청춘의 꿈이 마을을 꽃피우다

시간도 공간도 중요하지만, 소프트웨어도 하드웨어도 결국 사람이 만든다. 사람이 없는 마을은 결코 살아날 수 없다. 주민이탈과 고령화를 막고 새로운 인구를 유입하는 것은 마을 살리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무엇보다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오가고 머물러야 한다.

이에 따라 발산창조문화마을은 주민과 함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갈 청년 팀을 섭외하고 시범 팀 운영을 지원했다. 2016년에는 마을에 대한 호기심을 돋우며 마을활동 기획에 참여할 새로운 주체를 발굴하기 위해 ‘청년 이웃 활동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1박 2일 마을살이 체험 ‘이웃캠프’를 두 차례 열어 마을 활동을 희망하는 청년 공동체를 모집한 다음, 총 7팀을 선발해 직접 마을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청년 공동체 활동’ 팀으로는 주민과 청년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을카페를 운영하는 
「청춘카페」, 주민과 청년문화 활성화를 통해 청년들의 마을 유입을 꾀하는 「할매할범포토그래퍼」, 공동체의 커뮤니티를 진행하며 청년과 마을을 매개하는 「마을코디네이터」 등이 있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반상회를 열어 공동체의 가치와 마을활동의 비전을 함께 논의한다.

마을경제 활성화를 위해 주민 커뮤니티 비즈니스도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마을투어와 집밥 프로그램이다. ‘발산마을 (단체)투어’는 발산창조문화마을 답사를 원하는 단체를 대상으로 마을산업과 활동을 소개하고 마을골목길을 안내한다. 투어비용은 1인에 10,000원, 소요시간은 약 40분이다. ‘집밥 프로그램’은 투어 연계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이 직접 준비한 집 밥 한 끼를 1인 10,000원에 맛볼 수 있다. 발산마을 투어와 집밥 프로그램은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예약제로 운영된다.

이웃캠프 2차 마을미션투어

현재의 주민과 미래의 주민의 컬래버레이션

모든 게 멈춘 듯한 마을에 시간, 공간, 사람을 되살리는 발산창조문화마을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노인들만 남은 노후화된 마을에 ‘청년’이란 새 이웃을 유입시켜 자립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역경제구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마을의 현재 주민과 미래에 유입될 주민 사이의 유대관계 형성이다.

발산마을의 주민과 청년들은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시간을 나누었고, 청춘빌리지에서 공간과 비전을 나누었으며, 협력 구조 속에서 삶을 나누며 마을의 경제적 토대를 함께 만들어 나갔다. 그리고 
‘마을 주민 청 만들기’, ‘마을도배’ 같은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일상을 나누며 공동체의 미래와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고 있다.

마을 도배 활동

발산창조문화마을
www.balsanvillage.com

 

사진 발산창조문화마을 홈페이지

 

김푸르매 기자 gracia0420@seconomy.co.kr

<저작권자 © S.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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