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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그들이 강해지기를 바란다

기사승인 2019.07.16  16: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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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의 아르차나 체트리 Archana Chhetri

2017년 8월, 세계 26개국에서 활동하는 청년활동가 103명이 한국에 모였다.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의 주관으로 서울과 전남 구례에서 열린 「제1회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왜 혁신을 꿈꾸는가? 우리는 왜 연대를 꿈꾸는가?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각자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활동하던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한데 모인 이유는 무엇인가? 

3박 4일 동안 청년 캠프 현장을 동행취재하며 참가자들을 인터뷰한 S. Economy는 <청년이 말하다>를 통해 아름다운 변화를 꿈꾸는 전 세계 청년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나는 ‘Three Sisters Adventure Trekking’과 ‘Empowering Women of Nepal(이하 ‘EWN’)’이라는 두 기관을 대표해 이 캠프에 참석했다. 두 곳은 모두 사회적 기업이다. 하지만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네팔에는 그런 개념이 없었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우리가 일하는 곳이 사회적 기업이라고 불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WN의 사업은 주로 불우한 가정, 구체적으로는 네팔의 이민자들과 농부 자녀들을 중심으로 한 어린 소녀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수혜자들을 직접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Three Sisters Adventure Trekking은 여성들을 위해 여성들이 소유한 네팔의 트레킹 전문 여행사다. 산악 국가인 네팔에는 많은 여성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통계를 살펴보면 그 수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고, 그들은 네팔에서 트레킹뿐 아니라 문화도 체험하길 원한다. Three Sisters Adventure Trekking은 혼자 오는 여성들이 안전하게 트레킹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립되었다. 

트레킹 사업에서 창출된 이윤의 일부는 EWN 지원 프로그램에 들어간다. EWN에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소녀들에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9개월짜리 'GOAL 프로그램'이다. 9개월 동안 소녀들은 다양한 교과목을 배운다. 

두 번째 과목은 ‘권리 찾기’다. 이 과목에서는 권리와 폭력, 인신매매 등을 이야기한다. 우리사회의 많은 소녀와 여성들이 폭력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모르고, 심지어 폭력인지 아닌지도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폭력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폭력을 언제 경험하는지, 폭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폭력에 고통 받는 이를 보았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폭력 앞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 알려준다. 첫 번째 과목은 ‘너 자신이 되라’다. 이 과목에서는 의사소통의 의미와 방법 그리고 소년·소녀의 의미와 성역할, 리더십, 갈등 관리 등을 배운다. 

세 번째 과목은 ‘건강’이다. 이 과목에서 우리는 신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네팔의 소녀들은 자신의 신체에 만족하지 않는다. 특히 어려운 가정의 소녀들은 자존감이 매우 낮다.
마지막 과목은 ‘절약하기’다. 이 과목에서는 저축하는 법, 예산 짜는 법, 목표 설정하는 법 등을 알려준다.
이와 함께 소녀들에게 스포츠도 가르친다. 네팔의 공립학교에는 체육 수업이 없기 때문이다. 소년들은 밖에서 뛰어놀기라도 하지만, 학교에서 돌아오면 부엌일을 돕고 가축을 돌봐야 하는 소녀들은 뛰어놀 기회조차 없다. 하지만 스포츠는 소녀들에게도 중요하다. 그래서 GOAL 프로그램의 목표는 9개월 동안 삶의 기술과 스포츠를 결합하는 것이다.   

EWN의 임무는 불우한 소녀들과 여성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교육을 제공하며, 이들을 위한 고용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다. 우리 프로그램에 참가한 지역 사회의 소녀들은 처음엔 자신감도 없고, 자존감도 낮고, 자신들을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무엇보다  그들이 강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소녀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그들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GOAL 프로그램은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로, 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은 자금 지원 여부에 달려 있다. 우리는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기부금을 받고 있는데, 기부금의 대부분은 유럽에서 들어온다. 스위스의 한 단체는 GOAL 프로그램 운영을 돕기 위해 지난 4년 간 우리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포카라 지역 학교에서 103명의 소녀들이 GOAL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우리는 현장에서 일하면서 소년들에게도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네팔의 문화는 매우 보수적이어서 소년과 소녀들 사이에 상호 교류가 없다면 많은 분열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아이들은 공립학교에 다니는 가난한 가정 출신으로 폭력을 많이 목격했다. 우리의 목표가 어린 소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소년들을 이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또 여자 아이들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STEM’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네팔의 초등학교에는 과학 수업이 있지만, 중등학교 이후 과학에 대한 소녀들의 관심은 크게 떨어진다. 그렇다고 소녀들이 똑똑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STEM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이 커리큘럼 덕분에 3개의 공립학교에서 140명의 소녀들에게 과학과 수학, 컴퓨터를 가르칠 수 있었다. 

우리는 또 산악 지역의 여성들과 일하며, 그들의 취업을 돕는다. 산악 지역 여성들은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교육을 받지 못했고, 기술이 부족하고, 지식이 없으며, 가족 내 차별 때문에 자존감이 매우 낮다. 소녀들은 학교에 다니지만 마을 학교 역시 그리 훌륭하지 않다. 그래서 소녀들은 스스로 그 어떤 것에도 기여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들이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낀다. 그래서 우리는 한 달 간의 교육을 통해 주로 소녀들에게 산에서 사람들을 인도하는 트레킹 가이드가 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가 제공하는 교육 덕분에 소녀들은 영어를 배우고 기본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네팔에서 사회연대경제는 대중적인 개념이 아니다. 협동조합을 운영하며 돈을 모으는 경우도 많지만, 그 돈은 주로 집안의 음식과 생필품을 사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선진국의 발달한 협동조합들과는 많이 다르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도 들어왔지만 아직까지는 보편적이지 않다.

네팔 청년들이 직면한 사회적 문제는 매우 복잡하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은 빈곤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인터넷, 모바일, TV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가난한 가정 출신으로 삶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 유해한 일에 휩쓸리고 만다. 또래 집단의 압박, 알코올 중독, 마약, 범죄, 10대 소녀의 임신, 가출, 실업 같은 문제들 말이다.

네팔에서는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이 필수지만, 실제로 모든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것은 아니다. 자녀를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가족들이 조금이라도 인식하고 있으면 다행이지만, 부모는 학교에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교육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다른 가족들은 일하느라 바쁜 탓에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10~20년 동안 학교를 다녔는데 졸업 후 직업을 갖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정부가 직업 교육에 더욱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의사나 과학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목수나 요리사가 되고 싶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학문적일 필요는 없다.

내 일에 매우 만족하지만, 어려움도 많다. 성장하는 모습이 필요한 그룹과 함께 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한 사람이라도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실제로 삶을 책임지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볼 때 나는 행복을 느낀다. 예를 들면 어린 소녀가 자기 분야에서 힘을 얻고, 웃고, 놀고, 팀의 일부라는 것을 느낄 때 말이다.

때로는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우리는 지역 사회에서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는 조직이므로 지방 정부는 우리를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 불행히도 정부로부터 아직 재정적 지원을 받은 적은 없지만 정신적 지원은 많이 받았다. 그들은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우리에겐 네트워크가 있다. 정부가 어떠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면, 그들은 우호적인 단체와 협회를 초청해 기획 행사를 함께 연다. ‘10억 인이여 일어나자!(1billion rising!)’라는 세계적인 캠페인을 예로 들어 보겠다. 2월 밸런타인데이에 우리는 거리로 나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이는 하나의 수단이다. 우리는 노래하고 춤을 추며 소녀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종식시키는 방법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 정부는 캠페인을 조직하고 우리는 그 팀의 일원이 된다. 우리 조직의 업무는 작지만, 다른 조직, 특히 정부와 협력하면 영향력은 훨씬 커진다.

나는 이미 사회연대경제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를 통해 또 다른 이들을 만나 더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나에게는 꿈과 열망이 있다. 언젠가는 감옥이나 댄스 바에 있는 소녀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 그런 프로젝트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항상 생각한다. 물론 첫 걸음을 내딛는 것은 언제나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도 도전 앞에서 두려움을 느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시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제 저녁 ‘문화의 밤’ 행사에서는 우리 모두 같은 배에 타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공동체를 위해 뭔가를 하고자 하며, 그 공동체는 세계 공동체를 의미한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모두가 행복하기를 원한다.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학생과 활동가들이 모여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이 자리를 통해 나는 많은 영감을 얻고, 자극을 받았다. 

 

□ 이 기사는 GSEF 사무국에서 영문과 국문으로 발행한 「제1회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 참가자 인터뷰」에 실린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사진 김상준(GSEF 사무국) 

김푸르매, 박응식(본지 기자) koala@seconomy.co.kr

<저작권자 © S.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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